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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는 만원이다 외9편 / 박문희
굴비는 만원이다 / 박문희 첫 풍경을 내 걸었다땡그랑바라보면 붉게 웃던 지느러미달빛에 그을려 굴비가 되었다바라만 봐도 비릿한 냄새가 난다꿀꺽꿀꺽 페이지의 목 넘김이 시리다 겨워서 가만히 들어보았지무거워 잘 들...
가시의 내력 외9편 / 김건화
가시의 내력 가시 품은 겨울 탱자나무 몸피 줄인 잎맥은 생장점을 잘라냈다 젖배 곯고 일찍 철든 계집아이는시고 떫은 탱자를 닮아갔다 변방으로 떠돌던 당신을 기다리며어머니 갯벌엔 살얼음 얼고내 몸에도 남아 있는 쐐기...
낚시 외9편 / 정령
낚시 우주에 조각배를 띄우고 신들이 모여 사는 별로 가는 거야 거기서 신들이 가꾸는 푸른 꽃밭에 한 올 머리칼을 심는 거지 캄캄한 어둠 속에 서서 푸른 꽃밭에 물을 뿌리고 신들이 춤을 추면 까딱까딱 머리칼에서 꼬물거리...
붉은 고추 외 9편 / 정이랑
붉은 고추 정이랑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들이 많아 장독대 대소쿠리에 몸을 내맡긴다 햇볕이 눌러대는 시간 속에서 터져나갈 듯 비틀어지는 심장 한때, 구름 사이 끼어들어 바람의 길 확인하고 돌아오는 새를 보며...
소나무와 눈꽃송이들 외9편 / 김임백
소나무와 눈꽃송이들 김임백 절벽의 소나무 한 그루사계절 푸른 옷만 고집한 채이탈하려는 솔가지 달래고 있다궤도 벗어나면 별똥별 오랫동안 머물러야 할우주의 중심은 여기다파도가 삼키며 어둠 몰고 온다홀로 고집...
각刻 외 9편 / 조경선
각刻 조경선 1.꽃은 피는데 내가 살지 않은 봄이 온다나는 지상에서 나무 깎는 노인나무들은 우뚝 나무로만 서서 한 생을 탕진하는데우듬지만이 까마득하다 둥지 잃은 새들이 잘린 그루터기에 맴돌아도나무가 나에게 걸...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외9편 / 김종원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2 김종원 아름답게 산다는 것이때론 서러움을 견뎌야 하는 막막함일 수도 있지만나무들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긴 겨울을 나듯이인간들도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살아가는 일이란 것을 알 수는...
담벼락 외9편 / 이숙희
담벼락이숙희 복숭아꽃 떨어지는 봄날화전을 부치는 여자들 모습분홍으로 칠해지고 있다 ㄱ자로 지어진 스레트 지붕 문 열면 부엌, 문 열면 방네 식구 살림살이 가난하다 밤에 일하고아침에 퇴근하는 아버지밥상 물려지...
관계 외9편 / 금미
관계 핑크빛 연한 가운은 형광등 불빛을 삼킨다흔들리는 수액은 긴 낙화, 기둥 하나 붙들고서 아주 천천히 서늘한 냉기의 바늘을 정각에 맞춘다지난밤 잘 잤느냐는 인사에 내 팔을 걷어챈다모기 입술은 피하조직 혈관을 찾...
가위바위보 외9편 / 김 승
가위바위보 / 김 승 이긴 사람이 한 잎씩머리부터 떼어 내기로 해그다음은 왼쪽 팔과 오른쪽 팔을그리고 양쪽 갈비뼈두 다리마저 다 떼어내고척추뼈만 남긴 사람이 이긴 걸로 하자 먼저 버리는 사람이 먼저 떠날 수 있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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