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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도에서 외1편/ 김종원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5/10 [10:07] | 조회수 : 87

 

 

 

 

슬도*에서

 

 

누군가 슬피 우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면 항으로 달려오는 갯바람

온몸으로 안으며 갈매기

몇 마리 한가로이 멍 때리고 있는 듯도 하고

바다 속을 째려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림자만 무표정하게 뒤 따라 올뿐

아무도 보이지 않는데

파도소리 인 듯 바람소리 인 듯

누군가의 울음소리 들린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숨이 차 얼굴마저 창백해지시던 그 날의

아버지 목소리 같기도 하고

아들의 얼굴 쓰다듬어 주지도 못하고

영영 이별을 해야 했던 할머니의 한숨소리

어린 날 잠결에 들었던 그

가슴 철렁 내려앉던

한숨소리 같기도 한

울음소리 들린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 갈 때마다

하얗게 부서지는 누군가의 삶이

우두커니 서 있다.

 

───────────────

*울산 방어진항으로 들어오는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섬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슬도라 불린다.

 

 

 

낙엽.2

 

 

무거워져야 할 때와

가벼워져야 할 때를

안다

땅에 납작하게

엎드려 버텨야 할 때와

깃털처럼

가벼워져

바람이 부는 대로

달려가고

제 자리에 멈춰 서야

한다는 것을

안다

사랑한다는 것도

살아간다는 것도

슬픔과

분노의 시간들

온몸으로 감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온전해 진다는 것을

안다

살아가는

일은

이렇듯 문득

나와 내가 마주보며

조금씩 투명해져 가는

일이란 것을

안다.

 

 

 

 

 

--------------------------------------------- 

김종원 시인

1960년 울산출생

1986[시인] 4<시인이여 시여>로 등단

서울사이버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전공 석사

한국작가회의 회원

() 울산작가회의 수석부회장/이사 역임

시집 <흐르는 것은 아름답다>, <새벽,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다시 새벽이 오면>

시선집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빛나는 별같이 살라하고>

2016년 울산광역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선정

2018년 울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선정

2019년 울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선정

2021년 울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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