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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의 파장 / 강일규

백우기자 | 입력 : 2019/05/02 [23:11] | 조회수 : 205

 

  

▲     © 시인뉴스 Poem



 

울림의 파장

 

 

저 난무한 말의 행적을 더듬어

지난 세월 한 부분을

누군가의 기록으로 후세에 남겼다지

 

일반적으로 울림의 방향은

공기의 파장을 통해 상승을 지향하듯

세기에 비례한다는 절박한 파장

 

바지크레인 위에서 주먹을 움켜쥐거나

붉은 머리띠의 한 무리 피사체

고성능 지상파 망원렌즈는

일제히 초점을 맞춰 클로즈업했다지

 

저마다 들리지 않는 입술을 보고

적당한 입맛에 따라 내레이션한 그들

그럴수록 울림은 더 크게

더 높은 곳으로 도약을 했다지

 

쓰디쓴 이슈가 단맛의 저 슈가처럼

사람들 입안에서 핥아진 듯

미약한 울림이 사방으로 흩어지자

공명 없는 뜬소문만 난무했던가

 

시간이 찢고 간 너덜한 현수막 뒤에서

변호인 입회하에 사자 뺀 삼자 합의로

무언의 은밀한 소통을 즐겼다지

느슨하게 감긴 크레인 줄처럼, 무미건미한

 

울림의 파장은 언제부턴가

세월의 기억 속에서 사자와 함께 소멸되었다지

한때 제 몸을 휘감던, 저 팽팽한

 

 

 

 

 

 

립싱크

 

 

횟집 수족관 속에서 지느러미로 춤추고 있는

저 물고기는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물고기가 내뱉는 소리를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제 몸을 휘감은 물의 품속에 가두어 두었는지 모를 일이다

 

다윈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느러미로 얼마나 물속을 날아야만 새의 날개가 될 수 있을까

아직 깃털도 돋아나지 않았는데

 

이제, 물고기에게 말을 가르쳐야 할 때

 

진화를 앞당기려는 듯 어항 밖으로 몸을 날린 물고기 한 마리

온몸으로 퍼덕이며 내디딘 바닥에 누워

새의 부리가 되지 못한 커다란 입을 뻐끔거리고 있다

 

누가 물고기의 구화를 배워야 할 것인가

언어의 진화가 끝날 때까지

 

립싱크 금지 법안이 발의되었다는 긴급뉴스에

도마 위의 물고기가 두 눈 부릅뜨고 있다

 

 

 

 

 

 

강일규

충북 영동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문학과 졸업

2017문예바다신인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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