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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와望瓦* / 김고니 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6/07 [19:40] | 조회수 : 626

 

▲     ©시인뉴스 Poem

 

 

 

망와望瓦*

 

 

 

세 개의 다리를 가진 새의 이야기를 들었다

 

첫눈이 내리면 눈이 빨개진다는 새는

눈사람을 사랑해서 몸이 하얗게 타버렸다고 했다

 

시집간 막내딸이 흘린 눈물로 몸을 씻다가

달이 되었다고도 하고

 

새의 비밀을 알고 있는 노인이 마당을 서성이다가

꽃을 피우는 걸 봤다고도 했다

 

다리가 세 개라서 날지 못하고

지붕만 쪼아 먹는다는 새

 

눈이 마주쳤다

 

지상의 모든 이야기는 거짓이었다

그것은 그저 한조각의 바람,

다리가 세 개인 바람이었다

 

 

  

*망와(望瓦) : 지붕마루 끝을 장식하는 기와

 

 

 

      

 

-시작노트-

 

빨랫줄엔 다리가 세 개 달린 바람이 그네를 타고 있었다.

오래된  대추나무가 게으른 새눈을 틔울 때쯤

벚꽃이 진 자리에 목련이 떨어지고

장미꽃 넝쿨이 가시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마당 한 귀퉁이의 수돗물은 거짓말처럼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주었다.

평상에 둘러앉아 이른 저녁을 먹을 때쯤

골목의 아이들은 하늘에 이름을 걸어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낡은 기와가 빗물에 씻은 뽀얀 얼굴로 달빛이 되어갈 때

바람은 천천히 날개를 펴고, 오래된 마당을 돌아나갔다.

 

 

 

 

 

 

김고니 시인

 

 

 

월간see추천시인상 수상

 

서울시인협회 회원

 

강원작가회의 회원

 

강원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금수혜

 

행복한 책읽기강좌 운영

 

저서 <달의 발자국>, <냉장고를 먹는 기린>

 

공저<첫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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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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