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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線이 한 點으로 보일 때까지 / 김인숙​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10/04 [08:33] | 조회수 : 659

 

▲     © 시인뉴스 포엠



이 한 으로 보일 때까지

 

김인숙

 

가까운 거리도 먼 거리도

한 시선의 결과점이다

두 갈래의 길이 멀어질수록

하나의 길로 합쳐지는 것은

이미 어떤 화해를 지나왔다는 뜻이다

    

상행선과 하행선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그건 지친 바람이 빠져나간 조각구름이라는 것

과 다른 ,

그리고 또 수만 갈래의 선이

한 매듭으로 뭉쳐진 것이 별들이고 지구라는 것

수십 갈래로 덩굴지는 식물들도

단 한 점의 씨앗이었다는 것

    

만나지 못하는 을 따라 멀어질 때

일생의 한 매듭 또한 풀어지고 만다는 것

    

묶였던 자리에서 다시 출발하는 꼬리는

서서히 속력을 풀면서 간다

너와 나는 입 다무는 새 계절에 도착했고

달리는 기차의 모습을 닮은 계절도 가고 왔다

에서 출발하고 다시

에서 끊어지는 단순법칙이어서

우리는 안개 낀 철길을 달려간다

이 한 점으로 보일 때까지

 

* <시작노트>

 

 

나는 누구인가 

 

 

러시아워.

  

이름만 들어도 숨이 막히는 그 시간. 수많은 인파에 떠밀려 지하철 계단을 둥둥 떠서 올라가다보면 문득 작은 고독과 허무를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이 수많은 이들 중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되는 것일까? 이렇게 붐비는 광장에,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고독한 나는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

 

크게 숨을 내 쉬고는 다시 생각해 본다. 고독한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바쁜 길을 재촉하고 있는 저들 역시 웃을 수 없는 무미건조한 시간을 걸어가고 있을 테니까. 결국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고독의 껍질을 깨는 것은 내 스스로가 짊어져야하는 운명. 우리는 모두 그런 운명을 등에 진채 오늘도 군중 속을 걸어가고 있다.

 

그 고독의 껍질이 깨지는 순간은 아프다. 하지만 그 아픈 상처의 틈새에서 시어를 끄집어내는 것 또한 시인이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다. 어쩌면 독하고, 어찌 보면 불쌍하기 그지없는 짓거리들

 

나는 오늘도 그런 시어에 묻은 내 상처의 흔적을 닦아내고 있다. 어쩌다 올려다본 하늘은 장마를 머금어 무겁기만 하다. 그리고 그 아래를 걸어가는 우리들의 거리는 회색이다

 

여기저기에 넘쳐나는 고독들. 여전히 외로운 나, 그리고 사람들. 나는 오늘도 그들의 상처를 찾아 거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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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月刊 現代詩學등단

* 2017季刊 시와세계評論 등단 

* 2013년 제 6한국현대시협작품상 수상 

* 2015년 제 7회 열린시학상 수상

* 季刊 시산맥운영위원

* 한국문학비평협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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