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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주기 / 박선우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10/10 [04:25] | 조회수 : 869

 

▲     ©시인뉴스 포엠

 

 

기억의 주기

-5병동

 

티브이에서 본 낚시 장면이

몇 초간의 정지화면으로 오버랩 되면

 

유속은 빨라지고

사라진 바다는 범람한다

 

본능이 끓기 시작하고

그는 계속 릴을 감는다

 

낚시에 걸린 묵직한 기억이

무작정 웃는다 그러다 막무가내 운다

 

무수한 화면이 캡처된 후

어둠이 바리케이드를 친 것일까

 

균열사이로 또다시 망각이 흐른다

맑고 경쾌했던 동공에 해무가 낀다

 

미끌 거리는 기억이

소실점을 향해 달아난다

 

어정쩡한 상태로 나는 서있다

숭어는 동백꽃이 한창일 때 몰려오는데

 

해실거리며 웃고 있는 꽃대 사이로

기억의 치어들 모조리 빠져 나간다

 

시작노트

 

재생 불가능이라는 기억의 주기가 점점 길어질 때 생각은 알 수 없는 곳으로 함몰된다.

암도 정복하는 시대가 왔다 그렇지만 기억이 유실되는 치매라는 질병은 슬픔의 강으로 뛰어든 것이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간직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 쓸모없는 삶이라고 비난은 하지 말았으면, 지켜보는 사람은 슬프다.

 

 

 

 

 

약력 : 박선우

2008;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 임자도엔 꽃 같은 사람만 가라 외 2

전북해양문학상』 『제주기독문학상』『목포문학상 남도작가상』『제주기독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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