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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신발 외1편 / 김미정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12/19 [22:28] | 조회수 : 442

 

▲     © 시인뉴스 포엠



물고기 신발

 

 

 

눈물 나는 그런 포즈는 아니에요

젖은 신발이 되었고 그날

나는 문을 향해 엎드려 있었죠

 

발에 꼭 맞는 발걸음이 앉았다 날아가요

나를 물가로 데리고 가요, 당신

 

신발이, 앞으로 나아간다, 휘어지는 고요, 호수의 옆구리가 오므려졌다, 펴진다, 버려진 입구와 출구사이, 투명한 지느러미가 돋아난다

 

어느 날 나는 내가 되어 버려요 갑자기

신발이 사라진 그 길들이 젖지 않은 채 젖어가요

 

죽은 척 가만히 떠올라요

 

누군가 낚시를 하다 신발을 건질 거예요

 

발목 없는 붉은 하늘이 몰려오고 있어요

 

 

 

 

 

일인용 상자

 

 

 

이렇게 시작하는 상자도 있을까

 

던져졌다 발길로 차였다 움직이는 것들이 멈춰서 얼음이 되거나 녹아버릴 때가 있어 너무 고요해서 세상 소리들이 투명해질 때

 

숨을 뱉는 것을 잊어버린

숨을 쉬거나 다시 펴도 흉터만 남은

 

빈 상자들이 쌓여간다

차인데 또 차여 폭발하듯 풍경 속으로 사라지는

 

나는 가끔 상자였다

 

시끄럽고 캄캄한 이름을 불러봐 누군가의 눈빛이 바닥이 되는 순간 손을 맞잡은 모서리가 아프다 예고 없는 불안을 껴안고 나뒹구는 표정들

 

언제나 어둠은 단호했다

 

 

    

  

 

<시작노트>

 

지워진 얼굴들이

타오른다.

 

어둠에 기대어

 

불가능한 노래는 멈추지 않고

 

밤의 깊은 무늬가 잠깐 환해진다.

 

고요히 불타오르는 표정이 허공에 매달려 있다.

 

 

 

김미정

 

약력; 2002[현대시] 등단, 2009[시와세계] 평론 등단.

시집하드와 아이스크림』『물고기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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