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박병수의 시집 <사막을 건넌 나비> 속의 시 한 편 -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1/03 [00:36] | 조회수 : 356

 

  © 시인뉴스 포엠



박병수의 시집 <사막을 건넌 나비> 속의 시 한 편 -

 

 

 

이때의 아이들

 

박병수

 

 

질문은 크고 작은 돌멩이를 바라보며 한나절을 보낸다 풀밭을 두고 이것은 부모가 만든 저녁이라거나 바위를 하늘에 올려 보낸 흔적이라거나 하는 구전은 듣는 이가 없어 공허하다소리로 자라 무덤의 용도로 더 오래 견디느라 기둥이 된 말들이 크고 작은 돌멩이로 흩어져 있다 돌로 돌의 날을 갈아주던 시절부터 살아온 첫 번째 사람은 무리에 속하지 않았지만 어둠은 곡괭이가 되거나 호미가 되어 밤은 매시간 개간되었다 아이들이 한 번도 이름을 바꾼 적 없는돌멩이를 차고 논다소리만으로 사나운 날을 앓던 귀는 손바닥에 놓여 있는 울기 좋은 크기이다 풀밭을 걷어내면 최초의 하늘이 그곳에서 발견된다 울고 있던 아이들이 울음을 숨기려고 저녁의 구멍마다 크고 작은 돌멩이를 채워 넣는다 끼니때면 밥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더해 곡식은 더 많이 익어간다 헐벗은 사람만이 길게 자란 혀로 자기의 무릎을 핥을 수가 있어 다행스런 밤, 지붕 없는 집에 사는 아이들이 낮게 처진 별을 보고 엄마라고 외친 후에 깔깔깔 웃는다 이 모습을 두고 누구도 폐가의 날들이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무너져도 상관없는 담장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신이 돌멩이가 될 때까지 구른 시간을 두고 인간적이라 말하겠다 사랑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는 사랑은 아니었다사람을 위한 신의 마음이 철마다 녹아 계곡물이 불어났다

 

**신이 아니기에 신을 섬긴 이후에도 절망과 좌절을 반복해서 경험한다. 감당하기 힘든 분노와 자기부정에 대항할 무기가 폭력성이나 파괴가 아닌, 이토록 보잘것없는 라니 였다니 정말로 다행이다. 내 안에 온전히 쌓여 고스란히 남은 죄가 과의 친밀한 연관성이 의심받지 않을 수가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그리하여 신의 존재가 의심받지 않아 남은 신을 위해 모두를 위해 참으로 다행이다. [시작노트]

 

 

 

 

박병수 시인

경남 창녕 출신

2009<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시집<사막을 건넌 나비> 창연기획.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홍수연
이화영
전형철
서대선
이서빈
심우기
허갑순
허갑순
마경덕
이영춘
백현국
이충재
권영옥
박일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개인 집필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