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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학, 날다 / 유헌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2/02 [22:42] | 조회수 : 265

 

  © 시인뉴스 포엠



 

천학, 날다

             유헌

 

잉걸불 입에 물고

열반에 들었는지

 

태토胎土는 말이 없고

새소리만 요란하다

 

상처가 상처를 보듬는

옹이 같은 만월 한 점

 

천 년 전 왕조가

다스린 불의 비사

 

물레에 칭칭 감긴

밀서를 펼쳐들자

 

일제히 흰 깃을 치며

날아가는 새떼들

 

 

<유헌 프로필>

전남 장흥 출생. 2011년 ≪月刊文學》 시조 신인상, ≪한국수필》 수필 신인상,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고산문학대상 신인상 등 수상.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회장. 시조집 『노을치마』『받침 없는 편지』

 

 

 

 

 -시작노트-

 

 「천학, 날다」는 몇 해 전 강진 청자촌에서 구입해 우리 집 거실에 놓여 있는 상감청자 도자기를 보고 지은 시조다. 도자기는 흙, , 인간을 주제로 한다. 그래서 작품에 활짝 피어 이글이글한 숯불 즉, ‘잉걸불’을 초장에 가져왔고, 도자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흙인 ‘태토(胎土)’로 중장에서 힌트를 줬으며, 두 번째 수에서 강진 도공의 혼을 보탰다. 첫 번째 수 종장의 “상처가 상처를 보듬는”은 상감기법이며 장작불이다. 칼로 도려내고 불로 구워냈으니 그게 바로 상처와 상처의 만남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인고의 결정체 “옹이 같은 만월(滿月) 한 점”, 보름달 같은 천학 한 점이 탄생한 것이다. 거기에 도공의 혼이 깃드니 천 마리 학()이 살아 “일제히 흰 깃을 치며 날아”오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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