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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相生) / 김 임 백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04 [07:36] | 조회수 : 277

 

  © 시인뉴스 포엠



상생(相生)

 

 

김 임 백

 

 

 

길바닥에 내팽개쳐져

속울음 삼키던 폐타이어 하나

달리는 자동차 바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도 한때는 저렇게 달렸지

겁 없이 담벼락이나 시궁창을 들이박고

전치 3주의 진단 받아도

오직 질주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날들

일생을 아스팔트에 바치고

평생 속도에 지친 몸

때로는 마음 속 묻어 둔 내일의 희망뿐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었다

영혼의 궁핍 속에서

가슴 한쪽만 가지고 살아온 날들

폐타이어 틈새로 고개 내민 민들레꽃 한 송이

이제 나랑 놀자 하며

환한 웃음 머금고 손 내민다

비가 오면 두둥실 나룻배 띄우고

바람 가득 찼던 허황된 꿈마저 비워낸 채

오직 내 한쪽 팔 늘어지고

내 등뼈 휘어져 쭈그리고 앉아

오로지 미쳐버린 불사조처럼

아직 남은 온기로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노란 민들레꽃 한 송이 키우고 있다

 

 

 

시작 메모)

 

공원을 산책하다가 폐타이어 하나가 나무 밑에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게 보였다.

단단한 공기가 빠져나가 물렁물렁해진 몸뚱이, 이용할 대로

이용하다가 쓸모없으니 저렇게 버림받는구나 싶어 애처로운

마음에 발길을 멈추고 한동안 바라보았다.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던 날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폐타이어 안에

 

민들레 한 송이가 웃음꽃 피우며 반기는 게 아닌가?

비바람 몰아쳐도 폐타이어가 적당히 감싸주고 있어 온기가 있으니

잘 자랄 수밖에.....

그 광경이 너무 아름다워 이 세상에 쓸모없는 듯해도 나름대로

이용가치가 있구나 하고 경이로운 감탄을 연발했다.

서로 이기심에 앞서 티격태격하며 싸우는 우리들,

우리 인간도 이처럼 상생을 이루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상생은 꼭 남녀 간의 궁합에서만 따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갑을 관계가 아닌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사는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더욱더 따스하고 아름다울 것이다.

 

 

 

 

★약력

 

동아연합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인, 수필가, 시낭송가,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달성문인협회, 한국문학인협회 이사, 한국시낭송회 이사,

한국문학인협회문학상 대상, 허균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박화목문학상, 황희문화예술상,

4회 한국시낭송회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통일부장관문학 대상, 대한민국 창조 지식인 문학부문 대상. 동아연합신문 시문학상 대상, 동아연합신문 시낭송상 대상 수상

 

시집 : 『햇살 비치는 날에』,『부화를 꿈꾸며』 외 공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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