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물침대여 씨를 뱉어라 /김상률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14 [12:08] | 조회수 : 390

 

  © 시인뉴스 포엠



 

물침대여 씨를 뱉어라

 

김상률

 

 

 

바람이 이웃 마을에서 돌돌 말아온 분홍색 치맛단을 들어 원두막 그늘에 앉힌다 수박밭 쥔장이 수박을 썰어주면 붉게 탄 반달이 그녀 입에 걸린다 수박껍질에 붙은 찌꺼기 숲속의 하이에나 풍뎅이가 빨고 나비가 대롱을 굴린다 한 조각 먹어봐! 내 입술에 수박 조각을 들이대던 그녀가 수박껍질에 미끄러진다 두 사람 배가 맞닿는다 두 개의 풍선이 거친 숨을 주거니 받거니

 

여러 입들이 던져놓은 수박껍질들 물침대가 되고 깔개가 된다 오늘도 풀밭에 자리를 잡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아흐! 푸른 물침대

 

 

 

 

 

 

*시작 메모

 

수박을 자르면 나눔의 추억이 익어 있다.

 

수박 한 통 붙들고 손가락으로 튕겨본다. 통통 나눔의 미학이 소리 낸다. 수박은 통째로 하모니카 불 수 없다. 쪼개면 나누어진다. 쟁반 위에 올려놓고 칼질을 하니 나눔의 전령들 붉은 뱃살을 내놓고 나를 유혹한다. 하지만 만나지 못할 현실 너머에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약력

김상률

2015년 계간 “문학의 오늘로” 작품 활동

시집: 콩중이 콩콩, 팥중이 팥팥

합동시집: 천개의 귀, 꽃의 박동, 참 좋은 시간이 있음

시산맥 특별회원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홍수연
이화영
전형철
서대선
이서빈
심우기
허갑순
허갑순
마경덕
이영춘
백현국
이충재
권영옥
박일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개인 집필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