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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외1편 / 이여명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6/30 [10:53] | 조회수 : 85

  © 시인뉴스 포엠



 

 

자판기

 

 

따뜻하게 품다가 내어놓을 새 새끼 기다리며

틈새로 동전 몇 알 집어넣는다

 

어미로부터 이탈하는 날갯짓 소리 들리고

새 새끼 툭 떨어진다

 

익숙한 듯 그러나 조금 더듬거리는 손으로

새 새끼 죽을까 봐 조심스레 움켜쥐고

손을 빼 나온다

 

누가 또 남은 새끼 끄집어내며 새집을 털지 모른다

 

 

 

 

 

 

 

 

 

 

 

 

 

 

 

 

 

 

 

 

 

명태 대가리 맛있다  

 

 

 마른 웅덩이 같은 눈알을 파고 흡사 농사꾼 바소쿠리 같은 아가리 찢어발긴다 얼마나 많은 생체가 이 아가리로 통과하였을까 까칠한 톱날이 있다

 

 둘러쓴 가죽은 오래 끈 신발처럼 허름하다 정수리에서 인중으로 흐르는 뼈 어그러뜨리니 쟁기, 노 같은 물렁뼈들 나온다 거기에도 논과 바다가 있었나  

 

 바다를 씹고 또 내뱉었던 아가미 어머니의 주홍색 참빗이다 구레나룻 같은 가슴지느러미가 그 흔적만으로 꺼불꺼불한다

 

 어머니의 이불솜 조각처럼 집어넣은 뼈 사이의 살 내 밥술에 얹어주던 그 도톰한 고깃덩어리다 기차 불통 같은 대가리뿐이지만 그러나 우두머리라서 볼기에도 맛있는 살이 들었다                

 

 

 

 

 

이여명/ 경주 출생

2004년 농민신문신춘문예 등단

경주문학상 수상

시집 『말뚝』 『가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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