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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우부순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전선용시인 | 입력 : 2020/09/30 [10:50] | 조회수 : 260

 

  © 시인뉴스 포엠

 

 

 

사랑/ 우부순

 

 

새로 산 식탁이 긁혔다

깊이 패여 물이 고였다

진짜 나의 것이 되었다

 

내가 준 상처는 고유한 너의

이름이고

나의 목소리에만 응답하여 열리는

길이 된다

 

피 흘리고 눈물 흘리고

한 세월 벽처럼 세상을 등졌을

그러다 딱지를 벗고 다시

피가 통하는 맨살을 펼친 자리

 

너에게로 부단히 돌아갈 근거이고

다시 시작점이라는 기호

 

사랑은

함께 새긴 몸의 문장을

짐승의 혀로 읽어내는 것

 

 

우부순 시인의 시집 『젊은 지구의 북쪽이었다』 중에서

 

 

 

사족)

 

식탁이 가지는 상징은 삶이자 인생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인생이라면 식탁이 안고 있는 상처는 분명 나의 모습이 될 수 있겠다. 끼니를 채우기 위해 부대끼며 생활하는 탁자라는 세상,

 

사랑이라고 온전할까?  아무리 노력해도 상처는 발생하고 그것이 곱게 아물어가면서 성숙되는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은/함께 새긴 몸의 문장을/ 짐승의 혀로 읽어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긁히고 멍든 상처들이 오롯이 내 것이 될 때 비로소 짐승이 사람의 말을 하는 것이다. 품는다는 뜻이 상처를 감싸는 일, 그렇게 한 상에서 밥을 먹고 늙어가며 함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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