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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다 일병 구하기 외 1편 / 이종근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11/27 [10:46] | 조회수 : 662

 

  © 시인뉴스 포엠



 

 

 

 카렌다 일병 구하기

 이종근

 

 (촛불 켜던 밤, 그 비상시국에 더욱이 트럼프 당선에 달러는 천정부지로 올라 꼼짝달싹 않던 접때처럼 방역 일으키는 코로나 19와 불경기에 거꾸로 트럼프 낙선에 달러는 가파른 비탈길로 내려 내림세를 앓고 있다)

 

 섣달 초하루가 겨우내 풀처럼 찾아들면

 으라차차 솟구치는 괴력처럼

 달에 매겨진 숫자를 소상히 구하고 있다.

 허리 굽고 늙은 을지로 근방의 인쇄소는

 밤의 가동이 부쩍 줄었다고 했다.

 현금 없는 통장 계좌를 가방에 싸 들고

 좀처럼 가지 않던 은행을 찾고 있다.

 번호표를 뽑아 긴 줄을 기다리듯 졸고 있다.

 섣달 초하루가 눈꽃처럼 찾아들면

 불끈불끈 달아오르는 정력처럼

 달에 매겨진 숫자를 소상히 구하고 있다.

 

 1, 2, 311, 12, 벌써, 봄의, 기다림처럼

 

 고작 은행만이 아니다.

 병원과 백화점, 막후의 비선라인에도

 잽싸게 눈치코치를 대고 있다.

 

 

 

 관이와 인숙이

 이종근

 

 1.

 둘이 걷다가

 둘이 들어간 방 어느 하나는

 

 여름으로 울고

 맑은 여우비 내리는 창가에

 기대어 선 다른 하나

 

 말없이 흐느끼는 방

 

 저는 숙박비가 없어요

 인숙 씨, 여긴 당신 집이야

 ‘여인숙’이라고

 

 2.

 우리 서로 가까이해도

 사랑할 수는 없는 사이

 ‘동성동본’ 손가락질을

 감당할 수가 없을 거야

 

 우리 둘이 입 맞추어

 개명(改名)을 하면 어떨까

 그러면 말이야

 혼인할 수 있을 텐데

 

 깜찍한 간판 이름

 ‘호텔’이면 어쩔까 싶어

 별도 피고 무궁화도 달고

 축하객도 정말 많이 올 텐데

 

 3.

 관이가 쌀 씻어 밥을 안치고

 인숙이가 이불을 개고 있다

 

 관이가 군불에 소고기를 삶고

 인숙이가 청소기를 돌리고 있다

 

 관이는 관청에서 급식 일하고

 인숙이는 여학교 가사 선생을 한다

 

 관이와 인숙이는 찰떡궁합이다

 

 관이와 인숙이는 뭘 해도 잘한다

 

 관이가 소고기국밥을 끓이고

 인숙이가 이불 빨래를 하고 있다

 

 4

 관이와 인숙을 오롯이 지켜본

 하숙방과 자취방은 부러운가 보다

 허구한 날, 다락방이 보채어 운다

 

 정숙이는 오늘 밤도 길을 걸으며

 잃어버린 도서관을 찾아 헤맨다

 

 

 ..............................................

 

 이종근

 

 부산 출생,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한국문인협회 시창작과(2년과정) 수료함.

 계간『미네르바』등단,『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항쟁문학창작공모전』,『빛고을문예백일장』등에서 수상함. 그리고《5·18광주민주화운동40주년기념시집》,《부마민주항쟁의재조명과문학작품》,《부산김민부문학제》기념문집 등에 참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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