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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있어요 외1편 / 정 숙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12/01 [10:19] | 조회수 : 69

 

  © 시인뉴스 포엠



연인, 있어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상이요

선물인 그

천사들이 털갈이 하는 겨울

깃털들이 얼어 하얗게 나부끼며 내려올 때

단풍잎이 시나브로 지며

시간의 잔해들을 수북이 쌓을 때

이른 봄 청매화 그림자에 밟혀 심연이 흔들리는

그 순간 마다 창 아래서 숨죽인 휘파람으로

글루미 선데이를 연주한다

많은 이들을 자살로 이끌었다는 선율로

자두나무 애간장까지 끓이다가, 창을 넘어 들어와

서로의 체온으로 시린 몸을 녹이기도 했으니

숙명이란 탯줄로 꽁꽁 묶인 사이

은밀한 색 밝히려면 귀한 접시를 깨뜨리고

지엄한 닻줄 다 끊어버려야 한다

찬란한 그늘이면서 고질병인

내 색의 골짜기에 숨겨둔 내연남, 그는

담쟁이가 미루나무 등걸에 살며시 발을 걸치는 때

느티나무가 달빛으로 옷 갈아입는 시간

또는 초승달이 서해로 안기는 그 순간에도

시시로 찾아와 달콤하거나 쓰리거나

뭔가 속삭여주길 나는 애 태운다

그 품엔 늘 투창이 이를 갈고 있지만

 

 

 

 

 

 

 

처용의 여자

 

                      -대구빙하기 13

네 바다 속에서 

시계는 소용돌이치며 거꾸로 돌아가고
너는 내 가슴속에서 

쉼 없이 노를 젓고 있고
초여름바람은 파도를 거세게 일으키며

물속에 잠긴 우리들의 불꽃을 흔들어댄다

당신과 나 사이에서 거세게 몰아치는 

이 바람,

사랑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눈도 제대로 뜰 수 없고
숨도 못 쉴 정도로 가슴 벅차기만 하니
저 뜨거운 회오리바람이
언제 또 서로 물고 뜯게 할 텐데
향기만 추억으로 삼고 살아갈 수 없어
사랑이란 말조차 부끄럽다는

바람이시여!

부드럽고 달콤한 내 귓속말에 속아

온갖 꽃들이 신열을 앓고 있구나!

 

 

 

 

 

 

 

 

 

시인 [정 숙,   ]

본명 정 인 숙

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신처용가>1996 <위기의 꽃>2002 <불의 눈빛>2006 <영상시집>2005<바람다비제>2009 <유배시편>2011[DVD] 출간 2012<시선집-돛대도 아니 달고>2012 7시집<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2015 전자시집 <그가 날 흐느끼게 하네>2019 <한국대표서정시100인선, 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2019) 8시집<연인, 있어요>(2020)

2010, 1월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시집<바람다비제>

20151223일 대구 시인 협회상 수상

2020, 2월 경맥문학상 수상

포엠토피아. 시마을 , 서부도서관, 청도도서관, 북부도서관 시강의

본리도서관, 대구문학아카데미 현대시 창작반 강의

범물 시니어 복지회관에서 내 인생의 꽃에 대한 강의

시와시학시인회 회장역임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지회 회장 역임

2011년세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성공적 개최 기원 [봄날은 간다1] 극본과 시극공연

2016, 20175월 ‘봄날은 간다 2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극 극본과 연출, 상화네거리에서 공연

20165월 방천연가에서 처용아내와 장구쟁이 마당극 공연

2019년 대구칼라풀축제에서 대구문인협회 주최로 정 숙 극본 ‘봄날은 간다1’ 시극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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