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버려진 강아지 외1편 / 문인선

정유진기자 | 입력 : 2021/01/20 [09:41] | 조회수 : 1,436

 

  © 시인뉴스 포엠



버려진 강아지

                                문인선

 

공원에 혼자 놀던 강아지 한 마리 나를 보고 있다

그윽이 애처로운 저 눈망울

가만히 내게서 연민을 읽어 내고 있다

 

따라가 볼까 섣부른 결정은 삼가자

바람찬 풀 섶에서 이슬 맞고 자더라도

다시 버려지는 설움은 갖지 말자

다리에 힘을 주어본다

구름인 듯 꽃인 듯

분홍빛 원피스의 아줌마는 푸들을 안고 지나간다

순간, 멍한 모습의 그 눈동자에 이슬이 맺힌다

주인집 소파에서 재롱을 떨던 때를 추억하며

색 바랜 하늘을 본다

풀려난 태엽을 감듯

본래의 빛깔을 찾아 발바닥이 닳도록 걸어도 보았다

지금, 구멍 난 신발이 시리다

공원너머 복지시설 안에서 흘러나오는

아이들의 지저귐

그렇구나 동물의 복지시설은 어디에도 없구나

이제 바람처럼 잃어버린 어제를 지우고

홀로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오늘밤에도 구름이 내려와

이불이 되어 줄려나

별빛이 바람에 차다

 

 

 

 

 

 

 

 

 

 

 

빗자루 생각

                        문인선

 

아파트 귀퉁이 24시 편의점 있다

낮이 다녀간 그곳에는

보름달 같은 전구알들이 빈 밤을 새고 있다

가로수도 잠들어 바람도 없는 거리에 한 사나이가

그림자처럼 나타나 머뭇거린다

문 앞에서 입에 문 담배를 떨어드리고 발로 짖이긴다

그리곤 편의점 문을 밀고 들어가더니 담배 한 갑을

들고 나온다

그 곁엔 도시를 진열한 시티 숍이 있고

2층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있는 모양이다

옥상에 십자가가 팔 벌리고 서있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저리 짧아도 되는 걸까

생각다가

담배를 산 저 사나이는 또 저 담배 스무개피를

피우다가 공원벤치거나 가게 앞이거나 버리게 되겠지

담배를 사듯 도시를 골라 살 순 있겠지만

길을 더럽히는 저 사나이는 천국으로 갈 수 있을까

 

염라대왕은 그에게 담배 아닌 빗자루 한 자루 줄 것 같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홍수연
김평엽
이화영
전형철
서대선
이서빈
심우기
허갑순
허갑순
마경덕
이영춘
백현국
이충재
권영옥
박일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